아이를 낳고 키운다는건 마치..

최근 사회적으로 저출산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죠. 치열하게 아들 둘을 키우며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이러한 사회 분위기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안타까운 마음에 어린 후배들에게 출산과 육아의 긍정적인 면을 많이 이야기 하며 지내려고 합니다. 물론 후배들은 이런 저를 꼰대라고 이야기 할수도 있겠지만요.

좋은 비유가 뭐가 있을까 생각해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자녀는 자동차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 고급 스포츠카를 한대 선물 받는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요. 아마 자동차 광인 그에게 포르쉐 911 터보S 같은 스포츠카를 선물한다면 아마 처음 며칠은 잠도 안차고 차 곁에 있으려고 하겠죠. 그가 이 차를 인수할 때 분명 비싼 유지비와 생활 스크레치, 사고 등에 의해 절망할 순간이 있을거라는걸 생각하지 못했을까요.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아마도 너무 좋은 차에 눈이 멀어 크게 생각하지 못하고 차를 인수했을겁니다.

여러분이 너무 좋아하는 무언가를 누가 거저 준다고 하면 받으시겠습니까? 설령 그 무언가가 높은 유지비를 필요로 하며 생각처럼 잘 관리되지 않았을 때 나에게 절망을 안겨준다고 하더라도요. 저라면 받을겁니다. 가장 좋아하는 대상이니까요.

사실 제가 낳고 키우는 아들 2명이 저에게 그러합니다. 유지비는 생각 이상으로 많이 들어갑니다. 제가 먹고싶고 사고싶은걸 대부분 사지 못할만큼요. 혹시나 친구들이랑 놀다가 얼굴에 상처라도 나면 마음이 찢어집니다. 차라리 내가 다치는게 백배는 마음이 편하죠. 이렇게 키우기 힘든 아이들을 그럼 누군가가 데려간다고 하면 저는 마음이 좋을까요. 그 어떤걸 주더라도 아들을 바꾸지 않을겁니다. 제 마음을 뒤집어놓을 때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올정도로 좋아하는건 정말 미스테리 중 하나입니다.

물론 좋아하는 무언가를 거저 받는것과 출산, 육아를 비교하는건 논리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특히 제가 생각했을 때 가장 큰 차이는 이렇습니다. 스포츠카는 받기 전부터 내가 그것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있지만 자녀는 그렇지 않죠. 나아봐야 얼마나 사랑스럽고 좋은지 알 수 있는 반면 얼마나 힘들고 돈이 많이드는지는 익히 들어서 알고 있습니다. 확실히 출산을 결정하는게 보통일은 아닌것 같습니다.

가끔 친한 동생들이나 회사 후배들을 만나면 저는 이런 이야길 합니다. 너 스포츠카 그냥 준다는데 안받을래? 하고요. 지금 생각해도 참 꼰대스럽긴 합니다만.. 달리 어떻게 설명을 해야할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는 제가 편하고 즐거우면 그게 가장 좋았는데 나이가 드니 내 부모가, 배우자가 그리고 아이들이 행복할 때 가장 행복합니다. 마치 3차원의 세계에서 4차원의 세계에 들어온 느낍니다. 너무 평범한 일이지만 아직 경험하지 못한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경험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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