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 아들 두발 자전거 배우기

꼭 두발 자전거를 일찍 배워야 하는 건 아니지만 자전거를 좋아하는 아들에게 진짜 자전거 타는 재미를 알게 해주고 싶은 아빠의 욕심으로 만 4세가 조금 넘은 시점부터 두발 자전거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생각처럼 잘 되지 않더라고요. 결국 여러 시행착오 끝에 두발 자전거를 배울 수 있었는데요, 오늘은 이것과 관련하여 글을 써볼까 합니다.

실패 사례

첫 번째 시도 – 손으로 잡아주기

두발 자전거를 가르쳐주기 위해 가장 먼저 시작했던 방법은 뒤에서 손으로 잡는 방법이었습니다. 뒤에서 손으로 아들 몸을 잡고 같이 뛰다가 어느 순간 손을 놓으면 마법처럼 혼자 달리지 않을까 생각 했습니다. 시도는 좋았지만 결국 내가 너무 쉽게 생각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한두 번 넘어진 아들은 끝까지 손을 놓지 못하게 했고 결국 두발 자전거는 배우지 못하고 온 몸으로 보조바퀴 역할을 수행했던 저만 몸살이 났습니다.

두 번째 시도 – 도우미 스틱 사용

두발자전거-도우미-스틱-사진
두발자전거-도우미-스틱

첫 번째 실패를 교훈삼아 이번에는 두발자전거 배울 때 사용할 수 있는 도우미 스틱을 구입 했습니다. 위에 사진같이 생겼는데 손잡이 반대 부분을 자전거에 고정하면 제가 손을 뻗어 자전거를 잡지 않아도 되니 훨씬 수월할거라고 생각 했습니다. 물론 사실이긴 한데 어차피 달리는 자전거를 따라가려면 제가 같이 뛰어야 하더라고요. 그리고 겁 많은 아들은 스스로 중심을 잡기보단 제가 잡아주는것에만 의지를 했고 결국 이 방법으로도 두발 자전거를 배우지 못했습니다.

세 번째 시도 – 보조바퀴 들기

보조바퀴-사진
보조바퀴-사진

보통 아이들 자전거 보조바퀴는 왼쪽 사진과 같이 바퀴를 끼우는 구멍이 위 아래로 여러 개 있습니다. 바퀴를 아래로 내릴수록 완전한 네 발 자전거가 되고 위로 올릴수록 두발 자전거에 가까워지죠. 저는 보조바퀴를 위로 올리면 두 발 자전거 처럼 달리는 순간이 점점 많아지면서 결국 보조바퀴 없이도 운전하게 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저희 아들은 오른쪽 사진처럼 기울어진 상태로만 달리고 두 발 자전거처럼 달릴 생각은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한번은 왼쪽 보조바퀴, 다음번엔 오른쪽 보조바퀴를 의지해서 달려봐” 라고 알려줬더니 그것도 힘들어 하긴 했지만 어떻게든 제가 말한대로 하긴 했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면 보조바퀴를 전환하는 어느 시점에 두발로 달리는 순간도 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 방법 또한 제 생각처럼 되지 않았습니다.

성공 사례

밸런스 바이크 연습

밸런스바이크-연습-모습
밸런스바이크-연습-모습

결국 마지막으로 생각한 방법은 밸런스 바이크였습니다. 당근에서 중고로 사왔는데 결론적으로 너무 만족스러웠습니다. 평소에 타던 자전거로는 중심조차 못잡던 아들이었는데 밸런스 바이크는 연습도 없이 바로 타더라고요. 아무래도 안장이 낮고 바퀴도 작아서 중심 잡기 훨씬 편했던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차가 안오는 약간의 언덕길에서 중심잡는 연습을 했고요 그 다음엔 어디든 잘 다녔습니다. 실제로 밸런스 바이크를 탄 기간은 10일도 안됐고 바로 두발 자전거로 넘어갔습니다.

보조바퀴 뗀 두발 자전거

로얄베이비-스페이스셔틀-14인치-사진
로얄베이비-스페이스셔틀-14인치

제 아들이 타는 자전거는 로얄베이비 스페이스셔틀 14인치입니다. 밸런스 바이크로 중심잡기 연습이 끝난 상태에서 이 자전거의 보조바퀴를 제거하고 타봤는데 연습도 없이 한번에 타더라고요. 역시 기술적으로 타는 방법을 익히는 것보다 몸이 중심잡는 방법을 체득하는게 중요하단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사실 14인치는 제 아들한테 조금 작은 사이즈이긴 한데 두발 자전거 연습할 때는 오히려 더 좋더라구요. 자전거가 작으니까 넘어질 일도 덜하고 중심잡기도 더 쉬웠습니다.

기어 있는 자전거

스페셜라이즈드-제트20
스페셜라이즈드-제트20

사실 최종 목표는 기어 있는 자전거였습니다. 아들도 그걸 원했고요. 마침 스페셜라이즈드 제트20 이라는 제품이 할인을 하고 있는 중 이어서 주말을 이용해 구입하러 다녀왔습니다. 사실 20인치 자전거는 아들에게 좀 큰 자전거라는걸 알았지만 그렇다고 금방 못타게 될 16인치, 18인치를 사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디자인도 너무 어린이 자전거 같지 않고 좀 더 멋있어 보이는 자전거가 없을까 하고 찾다가 알게된 자전거가 스페셜라이즈드 제트20 이었습니다. 참고로 제트20은 그나마 어린이들이 탈 수 있도록 다양한 부품들의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위에 사진처럼 20인치 자전거도 아들이 잘 타더라고요. 다만 출발하고 멈출 때 조금 불안정하긴 한데 그것도 금방 익숙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며칠 전 날씨가 많이 춥지 않을 때 공원에 나가 기어 조작하는 방법도 가르쳐 줬는데 아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며 자전거 연습한 보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맺음말

물론 운동신경이 좋은 아이들은 뒤에서 한번 잡아주기만 해도 금방 탈 수 있겠죠. 어느정도 나이를 더 먹은 후 두발 자전거를 연습하는 아이들은 생각보다 쉽게 배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제 아들처럼 겁이 많고 두발 자전거 배우길 힘들어 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밸런스 바이크 한번 사서 연습해보세요. 분명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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