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9년간 큰 문제없이 저의 발이 되 주었던 자동차를 떠나 보냈습니다. 처음 중고차를 판매하려고 하니 막막하기만 했는데 요즘 중고차 판매 플랫폼이 생각보다 잘 되어있더라고요. 저는 헤이딜러와 K Car를 이용했는데 어떤 점에서 두 서비스가 달랐고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해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드릴려고 합니다.
들어가기 전에
설명 드리기에 앞서 이 글은 중고차를 최고가에 판매하는 방법을 설명드리는 글이 아님을 말씀 드립니다. 헤이딜러와 K Car 두 플랫폼을 이용해 중고차를 판매했던 제 경험을 공유하는 글이며, 더 높은 협상력을 갖고계신 분이 더 많은 플랫폼을 이용해 가격을 비교하고 판매하신다면 충분히 더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실 수 있을겁니다. 다만 최고가 판매보다 편리함과 시간절약이 중요하시다면 제가 한 정도만 진행하셔도 크게는 손해보지는 않으실 것 같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헤이딜러로 견적 요청
저는 헤이딜러에 먼저 중고차 견적을 요청했습니다. 견적을 요청할 때 두가지 선택 옵션이 있습니다. 하나는 ZERO, 다른 하나는 SELF 인데요, 저는 ZERO로 진행했고 제가 추천하는 방식도 ZERO 입니다. 두 방식의 차이는 다음과 같습니다.
경매방법 – ZERO
헤이딜러 전문 평가사가 약속한 시간에 방문하여 차량상태를 점검하고 직접 사진도 찍습니다. 헤이딜러에 경매 요청도 평가사가 올리기 때문에 제가 할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차량상태 점검을 헤이딜러 평가사가 했기때문에 이후에 차가 낙찰되고 딜러가 배정된 후 대부분 감가없이 경매가 그대로 차를 판매합니다.
경매방법 – SELF
본인이 직접 지정된 양식에 맞춰 차의 상태를 사진찍고 업로드 합니다. 본인이 업로드 한 정보를 바탕으로 경매가 진행되며 경매 종료 후 낙찰된 딜러가 다시 한번 차의 상태를 점검합니다. 이 때 판매자가 놓치고 올리지 못한 부분 등을 이유로 낙찰가에서 감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저는 ZERO로 진행했고, 요청한 당일 평가사가 방문하여 차량 상태를 체크하고 그날 바로 경매가 진행됐습니다. 경매는 2일간 진행되고, 경매 종료 후 원하는 낙찰가를 적어낸 딜러가 있다면 3일 내에 해당 딜러에게 판매 요청을 할 수 있습니다. 9년 간 8만키로를 운행한 제 말리부 2.0 가솔린 차량의 최고 경매가는 485만원 이었습니다.
K Car에 견적 요청하기
이 부분이 중요한데요, 헤이딜러의 최고가 견적이 어느정도 나온 상태에서 판매 요청 가능기간(3일)이 종료되기 전 K Car 내차팔기 홈서비스 견적을 받는 게 좋습니다. 그래야 최소한 두 업체의 가격 중 유리한 쪽을 선택할 수 있거든요. 저는 헤이딜러에서 제 차 485만원의 견적을 받은 상태에서 K Car에 견적 요청을 했습니다. K Car 홈서비스의 좋은 점은 약속한 날에 평가사가 방문하고 경매 등의 절차 없이 그 자리에서 바로 판매가 가능합니다.
판매 결정하기
K Car 평가사 방문 후 제 차가 받은 최종 매입가는 5백만 원이었고 제가 협상력이 좋은 사람이 아니어서 더 이상 흥정하지 못하고 그 가격에 차를 판매하기로 결정 했습니다. 그래도 헤이딜러 최고 경매가 보다 높은 가격 이어서 터무니 없는 가격은 아닐 거라는 생각에 좀 더 쉽게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K Car 평가사가 헤이딜러 보다 낮은 가격을 이야기 했다면 한번쯤 흥정 해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만약 흥정이 안됐다면 헤이딜러를 통해서 판매 했겠죠.
K Car 판매 절차
판매 준비절차
현장에서 판매를 결정하고 계약서를 작성한 후 500만 원의 10%에 해당하는 50만 원은 바로 입금 받았습니다. 그 날 자동차 등록증은 평가사가 들고 갔고 제가 준비해야 하는 서류는 자동차 매도용 인감증명서 1장 이었습니다. 혹시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으신 적이 있으시다면 신분증만, 그렇지 않다면 신분증과 인감도장 두 개를 들고 동사무서나 주민센터에 방문하면 해당 서류를 쉽게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서류 발급 때 매수인의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하는데, 평가사가 알려준 K Car 회사 정보를 입력하면 됩니다.
차 인계하기
정확히 매도 계약서를 작성한 이틀 후 아침에 K Car에서 차를 가지러 왔습니다. 준비한 자동차 매도용 인감증명서와 스마트 키 2개를 방문하신 기사님께 전달 드렸고 그날 점심 쯤 잔금 450만 원을 입금 받았습니다. 사실 그냥 자동차일 뿐인데 9년간 발이 되어준 차를 떠나보내니 많이 아쉽네요. 글과는 상관없는 이야기 이지만 말리부는 가속력 빼고 모든 면에서 정말 좋은 차였습니다.
매도 후 해야 할 일
차량 명의 이전까지 끝났다면 두 가지 작업을 마저 해야 합니다. 하나는 자동차 보험료 환급이며 다른 하나는 자동차세 환급입니다. 차량 매도 후 매도 확인증을 받으면 그 증서를 이용해 보험료와 세금을 환급 받으시면 됩니다.
맺음말
요약하면, 헤이딜러에서 최고 경매가를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 판매 요청까지 3일 이라는 기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그 사이에 K Car의 견적을 듣고 가격을 비교 및 흥정한 후 판매한게 제가 사용한 방법입니다. 대부분의 절차는 저의 집 앞에서 이뤄졌고 중고차 매도 때문에 어디 외부에 방문한 건 주민센터 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차량 컨디션에 비해 판매가가 만족스러운 건 아니지만 감가가 심한 쉐보레 차량이며 편리하게 판매했다는 점에서 전체적인 과정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중고차 판매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매도 후 알게 된 사실
제 차를 500만 원에 매수해간 K Car 에서는 제 차를 얼마에 시장에 내놓았을까요? 그게 궁금해서 며칠동안 K Car 앱을 모니터링 했습니다. 정확히 770만 원에 판매하더라고요. 사실 제 차를 판매할 때 평가사가 저에게 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제 차는 사이드스커트(도어 아래 패널)를 판금한 이력이 있기 때문에 사고차로 판매된다, 따라서 잘 해봤자 650만 원정도에 판매할 수고, 상품화 과정, 인건비 등을 생각했을 때 500만 원이면 잘 파는 거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K Car에 올라온 제 차를 보니 무사고, 판금 0건으로 올라오더라고요. 가격도 770만 원이고요. 조금 뒤통수 맞은 느낌이긴 했습니다. 판매를 크게 후회하는 건 아니지만 드리고자 하는 말씀은, 딜러 말을 너무 믿을 필요는 없고 생각보다 회사가 남기는 금액이 크니 어느정도 매입가 증액시도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